장내미생물

어디선가 마이크로바이옴 또는 장내미생물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장내미생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특히 인체에서의 대사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식이와 약물의 대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장내미생물이란?

장내미생물은 인간의 소화계통, 특히 대장에 서식하는 수많은 미생물의 총집합을 말한다. 이 미생물군에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매우 다양한 종류가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내미생물은 소화와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병원균에 대한 방어 작용을 수행한다. 또한, 면역 체계를 조절하고, 신경계와도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미생물은 필수 비타민의 합성에 관여하며, 이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장내미생물이 비만, 당뇨병, 우울증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같은 다양한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발견은 장내미생물을 조절함으로써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가능성을 열고 있다.

 

식단과 정신 건강에서의 장내미생물의 역할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이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건강한 식단이 우울증의 예방 및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식단에는 지중해식 식단, 항염증 식단 등이 포함되며, 이는 우울증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과 정신 건강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식단이 우울증과 관련된 생물학적 경로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로에는 염증 반응, 산화 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장내 미생물군, 트립토판-키뉴레닌 대사, 뇌유래 신경 영양인자 및 신경 발생 등이 포함된다고 알려져 있다.

염증과 식단의 상관관계

우울증 환자의 약 25%에서는 높은 염증 수준이 확인된다. 건강한 식단, 특히 지중해식 식단은 체계적으로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심리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불활성과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와 식단

산화 스트레스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 건강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식단은 항산화 물질을 제공함으로써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 C와 E는 자유 라디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내 미생물과 식단

장내 미생물은 뇌와 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단은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과 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고섬유 식단은 유익한 장내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며, 이는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듯, 건강한 식단은 여러 가지 기전으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의 복잡한 생물학적 경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은 여러 가지 주요 기전 중 하나로 계속해서 연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향후 임상 시험과 타겟팅된 식단 치료 전략을 안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약물 대사에서의 장내미생물의 역할

그렇다면 식단이 아닌, 약물 대사 과정에서 장내미생물은 어떠한 역할을 할까?

 

약물마다의 양상이 모두 다르겠지만, 브리부딘(Brivudine)이라는 항바이러스 약물의 경우, 무균 쥐에서는 약물의 대사가 주로 숙주에 의해 이루어진 반면, 일반 쥐에서는 장내 미생물이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음이 발견된 바 있다. 브리부딘이라는 약물은 간과 미생물에 의해 독성을 가진 브로모비닐우라실(Bromovinyluracil, BVU)로 변환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듯, 약물의 대사에도 장내 미생물의 역할이 상당함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약물에 따라 약물의 생체 이용률, 숙주 및 미생물의 대사 활성, 대사물의 흡수, 약물의 장 통과 시간 등을 복합적으로 파악하여 장내 미생물의 약물 대사 기여도를 판단해야 함을 시사한다.